글을 읽고 내것이 되게 한다는 것은. 나를 확장하는 것. 닮아가는 것. 하지만 나인것.
도화지 위에 원을 그린다. 그리고 지구라 읽는다.
작은 원을 하나 덧댄다. 그리고 달이라고 읽는다.
큰원을 하나 더 그린다. 태양이라 읽는다.
3원은 존재하는 걸까 존재하지 않는 걸까?
도화지는 유한한 걸까 무한한 걸까?
지우개로 지우면 저것은 지워지는 걸까? 아님 희미하지만 존재하는 걸까? 자욱이 본체를 대신할 수 있는 걸까?
저 도화지는 나만의 것일까?
누군가가 도화지를 본다면 어떻게 되는걸까?
내 세계는 변질되는 걸까 진화하는 걸까?
저 세 원을 보고 지구, 달, 태양 이라고 읽는 이가 있다면 그는 누굴까?
그가 말하는 지구, 달, 태양은 내가 말한 걸까? 아님 그가 느낀 걸까? 아님 내가 느끼게 해 준 걸까?